토용 - 문관, 여인상 /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토용이 출토된 용강동 무덤은 경주시 용강동 1130번지의 야트막한 언덕에 있는데, 1986년 문화재연구소의 발굴조사 후

       원상대로 복원되었다. 이 고분은 돌을 쌓아 커다란 방을 만든 돌방무덤이다.

       일찍이 도굴로 본디 모습이 크게 훼손되어버려 정확한 부장품의 내용은 알 수 없었으나, 불행 중 다행으로 신라 고분에서는

       처음으로 15점의 남성상과 13점의 여성상 등 모두 28점의 인물 토용이 출토되어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발견 당시 5공후반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중앙 일간신문 등에 컬러 화보가 크게 실리는 등 무척이나 떠들썩하게 한 유물이었다.

       토용들 중 우선 여인상의 얼굴과 몸매가 주목된다 (통일신라, 8세기, 높이 17.2㎝).

       모든 여인의 얼굴에 살이 올라 있고 몸은 풍만하다. 특히 주인으로 보이는 여성은 더욱 살찐 모습이다. 아마도 당시 미인이란

       요즘의 잣대와는 분명히 달랐던 듯싶다. 중국 당나라 전성기의 최고가는 미인이란 얼굴과 몸매가 아주 풍만한 여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라인들이 가졌던 미의 척도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남성 토용은 다른 것들과 달리 얼굴 생김새가 매우 이국적이어서 서역인(西域人)으로 추정되고 있다(통일신라, 8세기, 높이17.0㎝)

       아래위로 포개진 두 손에 홀(笏)을 쥐고 있는 문관(文官)의 모습으로, 텁수룩한 구레나룻과 턱수염, 유난히 크고 깊은 코나 눈,

       그리고 길게 표현된 입 등에서 신분 높은 이의 근엄한 표정을 읽을 수 있다.

       머리에는 관모를 쓰고 있으며 소매가 넓은 웃옷과 발등까지 덮인 긴 아래옷을 입고 있다.

       전체적으로 백토를 바르고 그 위에 붉은 칠을 하였던 흔적이 일부 남아 있다. (한국 미의 재발견-고분미술)